2012년 9월 16일 글 장면들 이어서

카테고리 없음 2015. 3. 24. 15:27
아프간 이전의 어느날, 가끔이 처음이 아니던 때. 어떠한 계기로 또 토니에게 이끌리는 것을 느끼게 된 페퍼인데 그렇다고 그 감정을 완전히 컨트롤하지도 못하던 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에 몰두할수 밖에 없던 때. 시간대는 확실히 정하지 않았지만 페퍼가 맨션에 와서 토니를 찾으면 자비스가 샤워 중이라고 얘기해주고. 이것저것 정리 좀 한뒤 쇼파에 앉아 랩탑을 꺼내 메일을 쓰고 하면은. 조금 뒤 막 샤워를 마친 토니가 거실로 올라오는데 보면, 머리는 아직 젖어있고 상체는 입어야할 필요도 못 느낀채 긴 청바지만 주워입고 올라온듯한. 발소리에 힐끔 쳐다봤다가 그런 토니를 보고 목덜미가 확 달아오르는 페퍼. 사실 익숙해질때도 되었다고 생각했고 어느정도 그러기도 했는데 가끔 이런때에는 어쩔수 없으니까. "그래도 오늘은 바지 입었네요." 가 첫 인사. 씩 웃으면서 "자비스가 하도 닥달을 해서 말이지. 내 의도는 이게 아니라는거 알지?" 하면 언제나처럼의 둘의 banter이니까 여느때의 반응처럼 코웃음 치며 다시 하던 일을 하는 것처럼 랩탑을 들여다보는 페퍼지만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반쯤 벗은-반쯤 입은,이 아닌- 토니가 아무래도 신경이 곤두선다. 토니는 페퍼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그닥 관심이 없으면서 쇼파 뒤 창 너머 날씨도 한번 보고, 페퍼에게 자신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은 거의 없이 페퍼 뒤에서 어슬렁거린다. 대화도 한두마디 더 나누는 걸로 하고. 자신의 앞에 있으면 모르겠는데 뒤에 서있는 토니가 페퍼는 너무 신경 쓰이고 그래서 무릎에 랩탑을 올린채 자세를 조금 틀어볼까 했는데 아 토니가 벗고 있었지 다시 깨닫고. "점심(혹은 아침)은 먹었어요?" 하며 주위를 돌려보려고 하자 "그래 맞아. 뭐 좀 먹을까 하고 올라왔었는데. 역시 너 뿐이야, 페퍼.(혹은 다른 대사)"를 하고 주방 쪽으로. 무심하게 툭 던지는 그런 말에 마음이 동하는 것보다도 멀어져가는 토니의 뒷모습을 티나지 않게 한번 보는 것에 더 마음이 동하는 것은, 아직은 혹은 앞으로도 그런 말에 그의 마음이 온전히 담겨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토니가 페퍼에게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믿기 어려울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생각만큼 토니는 말로쏘 자신의 마음을 쉽게 내보이지 않기에. 아무튼 "뭐 마실것 가져다 줄까?" 하면 페퍼는 "됐어요. 이따 내가 가져다 마실게요." 하는데 그래도 커피?를 가지고 오는 토니? 뭔가 입에 한가득 우물거리면서 컵을 들고 쇼파에 가까이 다가오는데, 이번엔 아까 마음을 다잡고 일처리를 하던 페퍼가 잠시 몰두해 있었고. 토니가 컵을 탁자에 딱 내려다놓으면 그제야 고개를 돌리는데 다시금 목덜미가 뜨거워진다. 애써 표정으로는 티내지 않으려 정신을 집중하며 자신이 "Thanks." 라고 하는것도 모른디고 해야하나. 그런데 이렇게 페퍼의 개인공간을 침해하고서야 자신의 현재 모습이 페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걸 깨달은 토니. 점잔 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씹던걸 삼키고는 "마음에 드나?" 하고 물으면 페퍼는 눈을 한번 굴리고는 "Thanks for the coffee." 커피를 강조하고 토니는 허허허 웃고는 자신의 커피를 마시며 또 쇼파 뒤로. 온갖 생각들이 페퍼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지금 이 상황을 어찌 모면할수 있는지, 얼마나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행듕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들이 스쳐가면. 그렇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으니, 뭐야 아직 시작더 안 함. 이보다 전에 페퍼의 토니의 수염과 목덜미의 머리칼에 대한 상념이 나와야 하고, 너무 로맨스소설스럽지 않게 조절해야하는데. 페퍼가 일방적으로 당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맞기는 하지만 그 나름의 방어책, 톡 튀는 banter가 있어줘야하지 않을까. 아 상체탈의에 이렇게까지 반응하게 되는 것은 토니가 속옷을 입지 않은채 청바지만 입은걸 알아서라고. 아무튼 토니가 자비스랑 이런저런 회사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페퍼가 커피를 한모금 마시는 중에 그녀가 느슨하게 묶어올린 포니테일을 스르르 잡아푸는 토니.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너무 놀란 나머지 뜨거운 커피를 그대로 꿀꺽 삼키고는 커피 쏟지 않게 조심히 내려놓고는 협박하는 톤으로 "토니." 하면 분명 토니 스스로가 여성들에게 잘 먹힌다(..)고 생각할거라고 페퍼가 믿는 그 낮은 목소리로 "난 이게 마음에 들어." 하며 어깨를 덮으며 내려온 페퍼의 붉은 금발을 아주 가볍게 쓸어내린다. 뭐라고 해야할지 말문이 막힌 페퍼는 고개를 홱 돌려 "토니!" 하고 쏘아보지만 토니는 그저 장난기 가득한 눈을 하고 있을 뿐이고. "끈 줘요. 지금은 근무시간이잖아요." "근무 조건에 머리를 묶고 있어야한다는건 없는데, 내가 기억하기론. 그렇지 자비스? 있으면 당장 삭제하도록 해."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런거니까요) 얼른 줘요, 토니." "알았어 알았다고." 하면서 페퍼의 손을 피해 조금 뒤로 갔다가 쇼파로 가까이 다가오지만 쉽게 줄리가 없고. 이러면서 "내가 묶어줄게."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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